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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2 화 테헤란까지의 긴 여정(2) (a Long way to Teheran-2)
    Foreign Travel Log 2022. 6. 20. 00:00

    라떼시절 이야기

     요즘이야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정도가 아니라 필수품에 가까운 시절이지만 내가 여행하던 10년도 초반만 해도 아이폰 4가 막 출시 되었던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이야 대부분의 나라에서 3G나 LTE요금제를 다 갖추고 있고 와이파이도 흔했지만 그당시 여행갈때 인천공항 와이파이가 유료였던것을 생각하면 이런 3세계에서 와이파이도 스마트폰도 사실 사용이 쉽지는 않았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인해 날씨, 지도, 기타 웹서핑 및 사진 및 번역이 자유롭지만 스마트폰은 커녕 말도 안통하고 TV도 가끔보는 환경에서 이런 간절기 날씨의 급작스런 변화가 가장 힘들었다. 한 3일치 기상예보만 있었어도 눈비에 조금 덜 떨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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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세주의 등장

     피곤해서 떠지지 않는 눈거풀을 간신히 들어올리고 텐트 천장을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되나 고민한다. 사실 별다른 방법은 없다, 일단 짐을 정리하고 히치하이킹을 하는게 베스트 그이외엔 방법이 있을리가 없다. 환기도 시킬겸 텐트지퍼를 열어 밖을 보니 "오마이갓!" 세상이 온통 눈밭이다. 폭설 수준의 적설량은 아니지만 눈이 쌓이긴 충분할정도로 내리고 있었다. 

     

     일단 짐을 정리하고 트레일러가 부러진 관계로 짐을 10여 미터 정도 떨어진 도로가로 일일히 옮겨서 정리를 했다. 정리를 하면서 히치를 어떻게 해야되나 잘되려나 고민이 깊었다.(사실 내성적 성격이라 남에게 부탁하는 히치하이킹 같은것을 굉장히 힘들어 하는 성격이다) 짐을 거의 다 정리해갈무렵 다행히 트럭한대가 멈추어 서더니 짐 싣고 가자고 이야기를 한다. '오 감사합니다 친절한 이란 사람들 ㅠㅠ' 눈발일 휘날리는데 호리호리한 동양인이 자전거에 짐싣을려고 고군 분투하는 모습이 충분히 불쌍해 보였을것 같긴하다.

     

     평소마냥 자존심 부리고 그럴때가 아니라 메르시(감사합니다)를 연발하고 후다닥 자전거을 싣기 좋은 트럭 짐간에 싣고 산을 넘는다. 고도가 2000미터를 넘어가니 눈발은 더 심해지고 생각보다 자전거로 계속 갔음 내리막에 많이 위험했을것 같다. 그런 내상각과는 반대로 경력이 몇 20년은 다되보이는 배테랑 운전수 아저씨는 눈길에 차가 밀려 화가난건지 분노의 드라이빙으로 내리막을 '이니셜D의 타쿠미' 마냥 공략하는데 무서워서 눈을 뗄 수 가 없었다.

     

     산 정상을 지나 한 20분정도 내려오니 거짓말 처럼 눈이 그치고, 날씨가 화창해진다. 잠깐 마을을 들렸다 샤흐루드(Sharoud)에 도착한다. 트럭 기사 아저씨한태 트레일러 부러진부분을 보여주면서 용접 할만한곳을 알려달라고 하니 자기 일 처럼 이곳저곳에 물어물어 자동차 공업소에 데려다 주셧다. 산소용접으로 순식간에 해결해준다, 이 순간에는 트럭아저씨가 모세고, 공업사 사장님이 토니스타크다, 트레일러 수리를 어떻게 해야되나 막막했는데 수리비가 얼마냐고 물어보니 그냥 가라고 한다. 도와준것도 너무 고마운데 한사코 거절하시니 너무고맙다고 엄지를 치켜 세워 드렸더니 엄청 좋아하신다. 트럭 아저씨가 이제 볼일도 다봤으니 자기집으로 가자고 한다.(응(?)ㅋㅋㅋ)

     

     나야 도와주신것도 고마운데 더 이상의 민폐를 끼칠수는 없어 초대수락(?)을 하고 아저씨네 집으로 간다. 집에서 성대하게 차려진 소고기케밥과 쌀밥으로 배터치게 대접을 받았다. 인터넷 카페에가서 잠깐 여행정보를 수집하고, 메일을 확인하니 영식이형한태 연락이 와있엇다. 반가운 마음에 간단히 답장을 하고 아저씨 집으로 돌아와서 간단히 이야기를 하고 잠을 청한다. 어디가 되었든, 밖이 아닌 벽 안에서의 자는것만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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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여행자와의 만남

     

     샤흐루드 부터 테헤란으로 가는 길은 메일 도로라 그런지 도로가 넓고 갓길도 넓어 차는 많았지만 자전거로 가기가 수월했다. 이틀째 되는날 오후에 작은 언덕이 시작되었다. 어느새 오르다 보니 해가 더 저물어 날이 캄캄했다 하지만 느낌상 언덕이 얼마 남지 않은것 같아 라이딩을 속행한다, 다음날에 오르막에서 시작하기 싫은 마음에 무리를 한다. 고도계에 1980m가 찍히고 나서야 정상에 도달했다. 이미 주변은 깜깜하고 칼바람이 분다. 조금 더 내려가서 캠핑을 하려다 손가락이 짤려나갈거 같아 근처 공터에 그냥 들어가 텐트를 쳤다. 라면을 먹으려는데 아뿔싸 휘발유 버너의 기름이 거의 없었다. 극한의 버너 노즐 컨트롤로 한방울 기름까지 꼭 모아서 겨우 물을 끓이는데 성공해 신라면을 먹으니 군대 겨울 야간 근무 후에 먹는 라면 맛이 생각이 났다.

     

     다음날 아침 평소같이 일찍일어나지 않는데도 계속 서쪽으로 향하니 태양이 뜨는 시간이 점점 늦어진다. 해가 아직 뜨지않으니 너무추워 도저히 짐을 정리할 엄두가 나지를 않는다. 오르막 뒤에는 신나는 내리막이 있다. 신나게 내리막을 내려가는데 반대편에 누가 자전거에 한짐 싣고 올라가는것 같다. 우린 서로 알아보고 멈추어서서 서로 뒤를 돌아보더니 반가운 마음에 도로를 건너 서로 인사를 한다.

     

     독일인 친구인 '모리스'는 독일 자기집 앞에서 시작해 인도 뉴델리를 향한 여정을 하는중 이었다. 나는 터기에쪽에 대한 여행정보를 모리스는 중앙아시아쪽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간만에 정말 즐겁게 대화를 했다. 서로 마음은 하루 같이 머물며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왔던길을 게다가 언덕을 다시 왔다갔다 하기엔 너무나 힘든 일이 었기에 너무나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서로의 안전여행을 빌며 헤어졌다. 내가 조금만 빨라서 마을 근처나 평지 근처에서 만났더라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한참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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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날때 까지 끝난게 아니다(배고픈 하루)

     

     이제는 큰산도 다 넘었겠다. 테헤란까지 죽죽뻗은 큰길과 평지 순풍까지 간만에 속도를내며 쭉쭉 달리니 기분이 좋다. 'Garmsar'를 지나는데 도로변에 식당에 줄지어 있는데 차도 사람도 많고 마침 속도도 잘나오고 있어 순간고민을 하다 다음 포인트에서 멈춰야겠다 하고 휙 지나갔다. 그때는 몰랐다 이것이 대재앙의 시작이었다는것을...

     

     아무생각없이 지나친 보급포인트 였는데 물은 겨우 반통정도에 남아있는 쌀도 없었다, 이런상황에서 캠핑을 할 수 는 없으니 25km 남은 다음 마을까지 강행군을 시작했지만 먹은것 없는데 힘이 도저히 나질 않았다. 계속 머리속에 왜 지나쳤을까 하는 생각과 후회가 끊이질 않았다. 배고파서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지만 멈춰있어봐야 해결될 일은 하나도 없기에 온 체중을 싣어 겨우겨우 페달을 누른다. 중간에 퍽 소리와 함께 자전거 바퀴살도 한개가 터졌지만 당장 하루이틀 정도는 괜찮을것 같았다. 너무힘들어 정신이 가물가물한 와중에 테헤란까지 65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보니 없던힘이 조금 생긴다. 해가 다 저물어서야 다음 마을 초입에 들어섰다 다행히도 식당이 있어 축축한 수건마냥 늘어진 몸을 이끌고 겨우 식당 테이블에 앉는다.

     

     순식간에 케밥 3줄과 닭날개와 밥을 해치우고 나오니 이미 하늘은 완전히 깜깜해져있다. 하지만 배가 부르니 춥고 힘들었던 낮에보다 오히려 힘이 더 나는것 같다. 식당을 조금 벗어나니 폐가들이 보여 냉큼 가서 바람이 안부는 벽옆에 텐트를 치니 내가 친곳으로 바람이 바뀌어 분다. 이미 짐을 다 정리 해놨기에 바람이 텐트를 때리는 소리를 들으며 오늘 하루를 회상해 본다. 아침에는 참 좋았는데... 단 한번의 선택으로 이렇게 될 줄이야... 그래도 무사히 하루를 마친것에 감사하며 잠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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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2.09

     드디어 테헤란의 도착의 아침이 밝았다. 날씨는 쌀쌀하지만 힘을내본다. 오후 4시 도착을 목표로 열심히 페달을 밟지만 때맞춰 식당을 찾지못하니 금방 지쳐버려 페이스가 느려진다. 하지만 점점 차들이 늘어나는게 부쩍 느껴진다. 대부분의 친절한 이란사람들은 지나가는 나에게 따뜻한 관심을 테헤란 들어가는 마지막 날까지 보여줬다.

      

     투크메니스탄 국경을 통과한지 19일째... 테헤란에 들어선다. 저멀리 테헤란을 내려다보는 만년설이 뒤덮힌 토찰산이 매연에 가려 뿌옇게 보인다. 엄청난 트래픽과 매연이 한나라의 수도에 왔음을 알려준다. 원래 계획인 타브리즈를 통해 터기로가려던 계획이 완전히 바뀔 아미르 카비르 스트릿에 있는 마샤드 호스텔 문을 두드린다.

     

    총 초대 횟수 5번, 초대시도 횟수 10번 이상, 그외 무수한 친절 및 차량스탑 10회 이상의 환대와 함께 테헤란까지의 여정을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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